짧은 여행의 기록/시코쿠 오헨로 순례길

시코쿠 오헨로길 4 - 순례용품의 최소한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5. 16. 01:26

 

절집 입구에서 만나는 순례자 인형, 금강역사상? 뒤편으로 커다란 짚신이 순례를 뜻한다. 삿갓, 베옷, 옷띠, 지팡이, 그리고 자세히 보면 행전(각반)도 있다.

 

 

 

순례자임을 나타내는 표식으로서 순례 용품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하얀 도롱이 삿갓이다. 햇볕을 가리고나 비를 피하는 현실적인 목적 이외에

그 모양의 형상이 보여주듯이 무덤을 상징한다.

절집의 곳곳에 있는 너구리상이 또한 이 삿갓을 쓰고 있으되,

그 꼭지가 있는 모양이 아니라 부드러운 봉분 모양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하얀 가사는 수의를 뜻한다고 한다.

하얀 가사의 등판에다 절집의 스탬프인 납경을 받는 것을 보면 이채롭다.

가사에는 옷띠를 걸쳐 순례자임을 나타낸다.

 

금강장은 순례자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로 사각의 모양이다.

해서 금강장을 등산스틱을 짚듯 짚고 다니면 손의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된다.

자세히 보면 일본식 비석의 형상이다.

해서 순례를 마치는 마지막 절에서 태우거나 또 다른 길손을 위해 산 들머리에 놓아두기도 한다.

동행이인 (同行二人)이라고 하면 바로 이 금강장 (곧 홍법대사)과 순례자가 함께 걷는다는 의미이다.

금강장을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홍법대사를 생각하고 염불함이 순례의 의미라고 한다.

해서 이 지팡이는 바깥에 두는 것이 아니라 존귀한 현신으로서 실내로 가져 들어와 깨끗이 닦아 모시는 것이다.

 

납경장은 절집 방문의 표식으로

3개의 붉은 인주 도장 (절집 번호-88개 사찰 중 몇 번째 사찰이다는 표시, 절집의 고유한 문장, 그리고 절집 직인)을 받는 공책이다.

아울러 붓으로 절집의 문장에 상응하는 문구(인도어?)와 절집이름 등을 절집의 주지 혹은 납경소 직원이 써 준다.

 

다음에-아마도 그럴 기회는 없어 보이지만-

다시 기회가 된다면 납경장 1권과 도롱이 삿갓만을 가지고 갈 것이다.

도롱이 삿갓을 텐트에 걸쳐두면 그것이 오헨로상의 표식이 될 터이니.

 

(2차 순례 때 결국 하얀 가사를 입고 걸었다. 삿갓은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