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을 한 사람 당 계산하는) 일본의 숙소는 2인 순례객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인터넷 카페 <동행이인>의 숙소 목록이 없었다면 텐트 노숙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간간이 선근숙(善根宿)이 있어 빨래를 하거나 텐트 없이 잠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절집의 츠야도(通夜堂)를 선뜻 내어주신 사찰이 있어 고마웠다.
그렇다해도 대부분의 밤을 텐트에서 보냈다.
절집 마당이거나, 절집 산문 아래 주차장이거나,
버스가 끊긴 대합실, 온천의 한 귀퉁이이거나, 혹은 그 어디든
나의 텐트는 고단한 길손의 편안한 잠자리가 되어주었다.
정자 아래라면 이슬을 피할 수 있어 좋거니와,
노지라해도 꽃 그늘에 집을 펼쳤으니 신선이 따로 없는 형국이었다.
배낭 아래 구겨넣어 무게와 부피의 압박으로 종내 시달렸지만,
민슈쿠 (民宿) 예약으로부터도 자유롭고 또 도착시간으로부터도 자유로운 Home Sweet Home!
새벽 5시면 관리인이거나 청소하시는 분이거나 은근히 일어나도록 깨우는 소리보다도,
얼추 그 시각이면 새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깬다.
첫 새소리를 핑게삼아 새벽잠 30분은 다시 비둘기 소리로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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