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배출에 대한 짧은 생각들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3. 4. 28. 23:25

신문기사나 인터넷 상에 공개된 동경전력의 자료에서는 삼중수소 및 63개 핵종의 총 배출량은 명확하지 않다. 아울러 약 30년 정도의 배출기간 동안 (30년 이후 역시 불명확하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폐로와 그 이후의 배출에 대한 부분 역시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하루 평균 발생량을 140~ 100 m3/day로 줄이기 위한 지하수 흐름 차단 벽체 (차수벽) 등을 감안한 내용 등이 공개되어 있다. 이러한 차수벽은 지하매립식 (지중식) LNG 탱크의 설계에서도 보이는 동결공법을 활용한 것은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냉매를 이용한 동결 공법은 비용의 문제와 잦은 고장 우려로 장기적인 운전의 안정성의 문제가 당연히 발생되고 이 경우 방사능 오염수의 배출량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요컨대 그것은 삼중수소 만의 문제가 아니라 63종 방사능 물질의 지하수 오염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아래 개념도를 참고하여 보면, 동경 전력은 이러한 비상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혹은 항구적으로도- 배출을 강행할 수 있는 단면을 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기사에 따르면 펌프의 성능 곡선으로부터 추정한 하루 배출량은 500 m3/day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실제적인 배출 기준은 자료나 기사를 찾기 어려웠다. 

위 개념도의 배출구 (放水口)는 콘크리트 케이슨 구조물로 가로 12.2m 세로 9.2m, 깊이 9.6m로 상부가 뚫려있는 상자형 구조로서 (상부를 막아 3m x 3m로 배출 속도를 높인 자료도 보이지만), 배출 수량이 많을 경우에도 배출 속도를 일정 이하로 줄이는 구실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0.3m/sec~0.6m/sec로 주변 해저에 영향을 최소화하고 선박 통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배출 속도로 결정하게 된다.) 사진을 보면 배출구 케이슨에는 측량 등의 목적으로 4개의 말뚝을 꽂아 수면에 노출시켜 두었다. 

해저면 하부 14m 깊이에 뚫은 2.6m 내직경의 배수터널은 쉴드 공법의 암반층을 확보함과 동시에 배출관의 보호 등을 위한 깊이 선정으로 별다른 의미를 둘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하수구에 바닷물을 섞어 농도를 낮춘다고 한들, 하수구가 하수구가 아닌 것은 아니고, 또 하수구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하수구의 경우가 진정한 오염물질이고, 방사능 오염수는 그냥 방사능수일 뿐이다.)이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농도는 낮아진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자연 물질의 경우이고, 반감기나 소멸에 지구적 시간을 필요로 하는 물질에 대한 해법은 아니다. 이미 낮아진 농도에 대한 이런 물질수지에 따른 확산 해석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기술적으로 알고 싶긴 하겠지만. )

* 해양방출은 삼중수소에 대한 일본의 기준의 40분의 1(1리터당 1500베크렐) 이하가 되도록 해수를 섞어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희석시킨 후 배출한다. ALPS 소위 다핵종 제거로 여타의 방사능 물질이 100% 제거 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63종?의 방사성 물질의, 그 뿐이겠냐마는, 흡착이 기술적으로 물리/화학/방사성적으로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억지 확산해석을 하였다. 이미 희석되었다면 무의미한 해석이다.

나의 관심은 1km 내외라는 해저 배출 터널의 길이가 아니다. 바다라는 거대한 지구적 형상에서 평면거리 1km는 사실상 극소의 숫자이다. 그것보다는 수심 12m에 있다. 이는 아마도 어업제한권역 (해안에서 폭 1.5 km, 길이 3.5km) 이내에서의 배출이란 고민과 배출구의 위치 선정에서 암반층의 활용 등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출 깊이 12m 는 파랑과 파랑주기의 입장에서 보면 Offshore가 아니며, 해류의 입장에서도 지나치게 얕은 수준이며, 단순 배출구서의 케이슨 상자는 추가적인 희석을 위한 최적화된 단면도 아니다. 그것은 하수구에 구멍을 그냥 뚫어둔 것에 불과하며 결론적으로는 배출을 강행하겠다는 일본과 원전추종자의 정치경제적 의지에 대해 순응하는 다분히 정치공학적 표현에 다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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