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토브 이야기

나의 스토브 이야기 19 영국 Burmos 스토브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8. 10. 15. 21:07

영국의 Monitor, Veritas, Buflam 버너 등이 있긴 하지만,

거기다 Burmos 하나 더 얹는다고 무에 달라질 게 있겠냐 싶다.

다만 나의 프로젝트는 이런 고물을 가지고 얼만큼 살려내는가에 있다.

 

판매자가 올린 사진이다.

- Tin Box는 없다. 이것은 되판다면 심각한 결격 사유이다. 국내에서는.

- 삼발이는 건재하다.

- 이런 오래된 버너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연료통의 기화기 마개인데,

  이 경우는 목걸이를 차고 걸려있다. (사실 이것이 이 버너를 집은 이유이다.)

- 기화기-사실 이 기화기가 Burner이다-의 화구링 Spreader가 없다.

- 거꾸로 걸쳐놓았지만 바람막이가 있다. 대단한 장점이다.

  무언가 선명한 각인을 기대해 본다. (이런 기다리는 즐거움이 없다면야 영국 이마트에서 무엇을 사랴)

- 연료통 마개와 펌핑구는 겉보기로는 멀쩡하다. 아니 그렇다고 기대해 본다.

- 찍힘이나 그런 부분은 사진이 흐려 보이질 않는다. 그렇지만 잘 익은 버너에는 찍힘이 좀 드문 편이라는데 걸어본다.

 

 

 

 

 

나의 프로젝트는 이 놈을 살리는 것이다.

때깔을 벗기고 - 최근 구연산 목욕을 시켰다가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 구연산은 짧게 담그든지....-

펌핑구 가죽 패킹과 체크밸브를 갈면

아마도 살아날 것이다. 이놈은. 묵은 세월을 지나고도....

 

이제 정비 후의 사진이다. 이 맛이다. 낡은 빠나를 집어 들 때의 기분은.....

 

 

 

 

 

 

 

 

 

 

 

저 기름때와 세월의 더께를 묵묵히 쳐다보는 것이 즐거움이다.

누군가의 손때에 나의 손때를 얹어간다면,

세상 모든 것들에게는 이야기가 생긴다. 비록 그 경계의 단절은 피할 수 없다 손 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