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단상 (13) - 제조업, 중국에 의한 의문의 1패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2. 9. 26. 14:02

한 나라의 산업구조는 고등학교 시절의 지식에 기반한다면,

흔히들 농업, 제조업, 금융 및 서비스업의 순서를 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범죄 역시 이러한 트랙을 따른다는 것도 기억해둘 만 하다. 한 사회를 바라볼 때에.)

인도도 그렇다고 알고 있지만, 

여기 방글라데시 역시 제조업 기반이 빈약하다. 

 

그렇다면 제조업 기반의 전제는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단순히 공장을 생각한다면 (산업자본의 축적과 투자라는 개념을 제외하고도)

- 절대적 빈곤층, 소득 불균형, 저축 개념의 부재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따라줄 때 저축은 손해일 수밖에),

- 교육 인력의 수준 및 공급 부족,

- 공장 그 자체를 위한 인프라 (전기 및 운송) 및 공업용수의 문제 등이 이야기될 만한 거리이다. 

 

물론 여기 방글라데시는 국토의 대부분이 우기시에는 침수지역이고,

좋은 땅도 부족한데, 좋은 공업용수 또한 부족하고 (뻘탕이다), 전기도 부족하고....또 부족하고,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필요한 골재 (모래, 자갈) 등도,

없다! (좀 단정적이지만.)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와 더불어 인근에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장사꾼은 명쾌하게도, 자국 내 생산보다도 완제품의 수입이 돈이 된다면,

당연히 중국산 제품을 수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하여 자국민의 소비 수준이, 소득의 수준이나 저축의 수준을 감안할 때,

지극히 '낮거나' 국제적 소비 양태와 현저히 '다를' 경우라면,

차라리 중국산의 단맛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이른바 다품종 소량 생산 공장이 있는 셈이니.

 

조심스럽게 표현해본다면 손놀림과 부지런함도 (없다고 하면 욕이 될 터이니) 부족하다.

손놀림의 부족은 자원의 부족에서 연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부지런함의 부족은 절대적 인구수와 인구밀도 또 그 밀도의 시간당 변화량의 탓일지도 모른다. 

 

사회과학이나 통계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나의 진술은,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연스레 확인된다. 

온 가지 싸구려 중국산과 짝퉁이 판을 치는 모양새에서.

 

중국을 지리적으로 곁에 두고,

후발 산업국들이 겪는 이러한 제조업의 저조는 요즘 말로 의문의 1 패일 지도.

 

*참고로 의류 하청업이 발달해 있다고는 한다. 

그러나 그러한 하청생산 의류와 별개로 내수시장에서의 의류는 전통의상이 대부분이다. 

요컨대 그것은 외국 공장을 그냥 이식하고 싼 노동력, 저임금 여성 노동력을 빌리는 데 불과하다. 

(그것은 마산 수출 자유지역의 산요 여성 노동자가 삼성전자의 노동자가 되지 않은 것만큼이나 당연하다.)

아울러 하청 생산업은 대부분 국민소득 7천 불 대? 이상의 소비시장을 겨냥하지만,

현지의 수준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시점에서 2700불 정도라고 듣고 있다.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있다.)

 

이 격차는 하청업으로서의 제조업이 아니라 내수에 기반한 자생적 제조업이 메꿀 일인데,

현재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의 필요성조차 보이질 않는다. 

중국과 가까이 있다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그것은 가끔씩, 또 오직 양반네들만 방물장수를 기다리는 조선의 삶을 보게 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