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단상 9 - 아름다움이란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2. 1. 2. 14:17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작위적이고 위험한지,

여기 방글라데시의 연못에 핀 부레옥잠을 보면 알 수 있다.

길손은 늘 눈의 아름다움으로 풍광을 가져오지만,

현실에서의 그것은 연못을 생태계를 마비시키는 잡초에 불과하다.

 

한국에서야 겨울철이 있고 이로 하여 1년생 풀이라지만,

여기서는 다년생의 무한 증식이다.

물 속의 질산염을 제거하는 생태계 보전 식물이 될 수도 있다지만,

여기서는 그저 수중 광합성을 방해하거나 산소를 결핍시키는 잡초이다.

지금은 나아졌다지만 수운이 발달한 방글라데시에서 선박의 항행 역시 방해하는 잡초로 알려져있다.

(결국 1936년에는 부레옥잠법으로 모든 개인연못의 부레옥잠 근절을 법제화한다.

이후 부레옥잠의 제거까지는 10여년이 걸린다. )

일부는 베어져 비료나 사료로 사용된다는 얘기가 있긴하다.

부레옥잠을 먹는 물소가 있다고는 하나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꽃과 잎새는 식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하다.)

그러니 잡초임에는 분명해보인다. 

적당량의 부레옥잠은 방글라데시 연못의 수질을 정화할 것임에는 분명해보이나,

통제할 수 없는 그것은 아름다움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서는.

(통제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그러나 원래 부레옥잠이 방글라데시에 있는 식물이 아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로 한국도 멀지않았다. 이 일년생 풀이 다년생으로 바뀌는 기후라면 무슨 새로운 원치 않는 문제가 생길지는.)

아름다움이란, 현실에 기반하지 않을 때 무서운 독초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