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2) - 오류를 범한 가능성에 있어 시대가 개인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10. 18. 23:32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서병훈 옮김, 책세상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

 

여론을 빌려 자유를 구속한다면 그것은 여론에 반해 자유를 구속하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 보다 더 나쁜 것이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If all mankind minus one were of one opinion, and only one person were of the contrary opinion,

mankind would be no more justified in silencing that one person,

             than he, if he had the power, would be justified in silencing mankind.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주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되면, 그 생각에 대해 절대적으로 집착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독자적인 생각에 자신감이 없으면 없을수록

일반적인 의미의 '세계'의 완전함에 암묵적인 믿음을 가지고 더욱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각자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것, 즉, 정당, 집단, 교회, 계급 등이 모여 이 세계를 구성한다.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란 점에서 볼 때, 시대가 개인보다 더 나을 것 없음은 시대 그 자체가 증명해준다.

각 시대는 수많은 의견을 잉태하는데, ....

과거가 현재에 의해 부정되듯이 현재는 미래에 의해 번복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인류의 생각과 행동이 지금처럼 놀라울 정도로 이성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인간정신의 한 특징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적 또는 도덕적 존재로서 인간이 보여주는 모든 자랑스러운 것들의 근원...

인간은 토론과 경험에 힘입어 자신의 과오를 고칠 수 있다...

사실과 논쟁이 인간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그 정신 앞으로 불려나와야 한다.

사실 스스로가 진실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에 관한 사람들의 논평이 있어야...

자신에 대한 반대 의견까지 폭넓게 수용함으로써,....옳은 의견 못지않게 그릇된 의견을 통해시도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오직 진리만이 지하 감옥과 화형의 박해를 이겨낼 수 있는 어떤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은 순진한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진리는 한 번, 두 번 또는 아주 여러 번 어둠에 묻혀버릴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때로는 좋은 환경을 만나 박해를 피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박해와 맞서 싸워 이길 만한 힘을 가지게 될 때까지,

그것을 거듭 어둠 속에서 태양 아래로 끄집어내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이것이 진리가 가진 힘이라면 힘이다.

 

 

세상의 이런 저런 신념을 가르치고 전파하는 선생들은, 자신의 추종자들이 명목상으로만 진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진심으로 믿으면서,

그것이 그들의 감정을 뚫고 들어가 행동을 완전히 지배하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자유토론을 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부작용은....

세월이 흘러 그것이 몇 세대 묵은 기성 신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각자 마음 속에서 철저하게 깨딷거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검증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인간의 내면적인 삶과 그 신념을 연결시키는 일조차 중단하는 때가 오게 된다...

우리 본성의 보다 오묘한 부분을 향해 오는 다른 모든 영향들을 무력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만든다....

 

 

* 번역하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원문의 들여쓰기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가.....어디에서 맥락을 끊어야 할지가 어렵다.

  혹은 만연체의 중후함을 단문으로 끊어버린 탓일런지도.

  3장부터 5장은 다른 기회를 기다려야겠다.

  '개별'과 '관용'이 아니라 '실천' 혹은 '연습?'이란 측면에서 다시 읽을수 있기를 바라본다.

 

제3장 개별성 -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

 

               관습의 굴레로부터 해방하려는 지식인의 개별성이 역사를 진보적으로 만든다.

 

각자가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책임아래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

인간이 불완전한 상태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유익하듯이,

삶의 실험도 다양하게 이루어 지는 것이 필요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 중대하게 연관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각자의 개별성이 발휘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들의 전통과 관습은,

경험이 어느 정도 그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었다는,

또는 가르쳐주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증거이다....

사람의 지각, 판단, 특이한 감정, 정신활동 그리고 심지어 도덕적 선호와 같은 능력들도

오직 선택을 거듭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단련될 수 있다....

그저 관습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는 사람은...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는, 또는 가장 좋은 것에 대해 욕망을 느끼는 훈련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이나 도덕적인 힘도 자꾸 써야 커진다....

그리고 일단 결정을 하고 나면,

자신의 신중한 선택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확고한 의지와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

인간은 본성상 모형대로 찍어내고 그것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보다는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내면의 힘에 따라 온 사방으로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려 하는 나무와 같은 존재이다...

Human nature is not a machine to be built after a model,

and set to do exactly the work prescribed for it,

but a tree, which requires to grow and develop itself on all sides, according to the tendency of the inward forces which make it a living thing.

누군가 자기 고유의 색깔을 띤 강력한 충동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굳센 의지의 통제아래 둘 수 있다면,

그는 정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엄격한 정의의 규칙을 따르다보면 타인의 이익을 목표로 삼는 감정과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누구든지 웬만한 정도의 상식과 경험만 있다면,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방식 자체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If a person possesses any tolerable amount of common sense and experience,

his own mode of laying out his existence is the best,

not because it is the best in itself, but because it is his own mode.

 

관습의 전제(專制)가 곳곳에서 인간의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물로 등장하면서,

관습보다 나은 것을 지향하는 기질-상황에 따라 자유, 진보, 개선의 정신 등 달리 불린다-을 끊임없이 박해하고 있다....

그러나 개선을 가능하게 만드는 절대적이며 영원한 요소는 오직 자유에서 나온다...

발전원리 progressive principle는...관습의 굴레로부터 해방을 포함...

그래서 이 둘의 싸움이 인간 역사를 규정하는 기본 변수가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세계의 대다수 지역에는 역사가 없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관습의 전횡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역사를 돌이켜보면 한 민족이 어느 정도는 번영을 누리다가 그만 쇠퇴기에 접어들고 만다.

언제 그런 일이 생기는가? 바로 개별성을 가볍게 여기는 때이다.

 

대중이 수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항하면서

대중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이나 경향을 지키려는 강력한 사회세력이...

대중보다 앞서 있는 지식인들이 개별성의 중요성, 즉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이...

다들 똑 같은 것보다는 낫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