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하멜 표류기, 헨드릭 하멜 - 일반인은 우상 앞에서 미신을 지키지만 양반은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다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11. 5. 21:58

하멜 표류기, 헨드릭 하멜, 김태진 옮김, 서해문집


(1642년 갤리선 켈파르트 호가 발견하여 동인도 회사에 보고했기에 켈파르트 섬이라 불려진 제주도에)

1653년 8월 16일 64명의 선원 중 36명 만이 살아남았다. ..일본인을 만나길 바랐는데...

저녁 무렵 약 100명 정도의 무장한 남자들이 텐트 주변으로 와서 우리 인원수를 세고 밤새 우리를 감시했다. (28쪽)


(식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죽을 가져다 주었는데 우리가 오랫동안 굶었고 갑자기 많은 음식을 먹으면 해로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저녁에는 쌀밥을 주었다. ...그들은 하루에 두 차례 우리들에게 음식을 갖다 주었다. (31쪽)


그들은 쇠붙이를 가려내기 위해 난파선과 잔류 재목들을 태웠다. (31쪽)


(제주 목관에서) 하루에 약 3/4 캐티 정도의 쌀과 밀가루를 각각 받았으나 그것과 같이 먹을 수 있는 부식은 거의 없었고....(34쪽)


1654년 1월초...우리는 쌀 대신 보리를, 밀가루 대신 보리가루를 지급 받았고 부식은 전혀 없었다. (38쪽)


1657년 (제주로부터 90km 떨어진 전라 병영에서) 전임 절도사는 땔감을 지급해 주었는데, 신임절도사는 이 특혜를 없애버려...

땔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을 넘어 20km 정도 가야했는데...

우리는 쌀과 함께 먹는 소금 한 줌을 구하려고 보통 3km 이상 걸어야 했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는 구걸한다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57쪽)


1662년 도로를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그건 도둑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몇몇 고장과 마을들이 털리고 국고가 습격당해 곡물을 강탈당했는데 범죄자들이 잡히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대부분 고관들의 하인이 그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60쪽)


1666년 (섬에서 솜을 사온다는 핑계로 어부로부터 배를 사왔다.) 9월 5일 동틀 무렵 돛을 내리고 노를 젖기 시작했다.

9월 6일 아침에 일본 열도의 섬 하나에 접근했다...


조선에는 고장마다 작은 성채들이 있다. 그곳에는 3년분의 식량이 비축되어 있다. (81쪽)


사람을 살해한 자는 ...식초와 더럽고 구역질 나는 물로 희생된 시신을 씻고 난 뒤의 오수를 배가 찰 때까지 깔때기로 받아마신 후,

배가 터질 때까지 그 부풀어 오른 배를 두들겨 맞는다.

이 나라에서는 절도범은 엄중하게 처벌받지만 그럼에도 절도범이 상당히 많다. 절도범은 보통 발다닥을 때려서 서서히 죽게 한다. (117쪽)


일반인은 그들의 우상 앞에서 일종의 미신을 지키지만 우상보다는 공직에 있는 관리에게 더 경의를 표한다.

고관과 양반들은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데 자기 자신들이 우상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119쪽)


모든 사찰마다 많은 소년들을 모아 놓고 승려들이 열심히 읽기 쓰기를 가르쳐준다.

이 소년들이 머리를 깎으면 스승의 종자가 된다. 종자들이 얻어온 물건은 스승이 종자에게 자유를 줄 때까지 스승의 소유가 된다.

종자는 주인이 죽으면 상속자가 되어 상복을 입는다. (121쪽)


이 나라 사람들의 용기와 성실성에 대해 말하겠다. 조선인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을 지나치게 믿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남에게 해를 끼치고서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영웅적인 행위라고 여긴다.

...또한 조선인은 성품이 착하고 매우 곧이 잘 듣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나 믿게할 수 있었다. (1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