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참사의 원인은 향후 전체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우선 논란이 된 frangibility 곧 충격대응설계, 충격 취약설계에 대해서는 언급해야겠다.
구조물의 설계에 있어서 놓치기 쉬운 한 가지는 무조건 강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것은 보호해야 할 객체에 대해 정확하고 적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파괴 시나리오에 대응하여 최적의 파괴모드에 대한 선택이 필요한 일이다.
생명 앞에 공익을 논하는 것이 비난받을지라도.
서해대교의 교량 난간의 예를 들어보면,
난간에 그렇게 부딪힐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중차량이 난간을 들이받았을 때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 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차량의 운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1차적 생각은 그 정도의 차량 충격에 난간이 절대 부서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겠고,
해상교량에서 다른 운전자들의 보호 혹은 교량의 보호 (이것은 돈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를 위해서는
교량의 난간이 적정 충격 이상에서 부서져 더 이상의 2차 사고 (교량의 붕락 등)를 방지하는 것일 것이다.
(나는 서해대교의 난간이 어떤 설계입장을 취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부두의 계선주 bollard 역시 그러하다.
묶어둔 밧줄, 계류밧줄이 강한 폭풍으로 끊어질 때까지 계선주에 묶여 있어야 한다면,
(실제로는 일정 풍속 이상에서는 계선주에서 탈락시킨다.)
어떤 자연하중 이상의 외력에 대해서 계선주 Bollard에 작용하는 힘이 부두 구조물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부두란 강한 지진과 같은 경우에도 기능적으로 살아있어야 하는 중요 인프라 시설이다.)
차라리 적정하중 이상에서 Bollard의 볼트가 부서짐으로 부두를 보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이번 참사에서의 Berm과 그 위의 구조물에 대해서
어떤 위치에서의 frangibility를 취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충돌하는 비행체가 둔덕 berm을 뚫고 지나갔을 때 발생하는 2차 피해의 정도와 동시에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불행히도 모든 정보가 공개된 것이 아니라 논의는 이쯤에서 그쳐야겠지만
공항이라는 특수성과 향후의 개선 adaptability를 위해서는 둔덕 아래의 활주면 높이, 지표면 에서의 frangibility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적정한 둔덕은 항공기에 충격으로 최소화하면서 속도제어가 가능한 장점, 공항부지 외부와의 적절한 차단 (열기, 소음, 배기가스 등)의 장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공항부지 외곽에 더한 중요 인프라가 있다면 판단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물론 1차적인 원인에 대한-항공기의 오작동, 정비불량, 기타 다른 원인 등- 면밀한 조사 이후의 일이긴 하다.
참고로 미국 항공관리청의 회람문건에서의 접합부 상세도이다.
앵커 볼트가 얇아진 소위 휴즈 형태 혹은 미리 홈을 낸 강봉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저 홈의 깊이가 실력이다. 실험에 의해 검증되고 공인기관에서 승인 받은.
친절하게도 허용될 수 없는 사례의 사진도 있다. 타고 넘을 수 없는 5% 를 넘는 종단 경사의 토사 혹은 자갈도 허용되지 않는다. 콘크리트는 말해서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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