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216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4) - 청, "조선은 청의 속국으로 내정 외교는 조선의 자주"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2. 속국 자주의 형성2-2. 조선의 조약체결(96쪽) 메이지 유신을 이룬 일본은 1868년 말 왕정복고를 조선에 통고 (서계 書契문제)했다. 그런데 그 문서에는 일왕에 관해 ‘황 皇’, ‘칙 勅’ 등의 문자가 있었기 때문에 국서의 수리를 거부했다..... ... 종속관계를 받드는 조선의 입장에서 ‘황’, ‘칙’은 천자, 즉 청의 황제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문자였다....(97쪽) 이에 속을 끓이던 일본이 군함 (운요호)으로 무력시위를 일으켜... 조약체결... 교섭으로까지 끌고 갔다. (조일수호조규, 강화도 조약)(98쪽) 강화도 조약(1876년)에 이르는 일본의 움직임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때까지의..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3) - 조선은 청의 속국이지만 조공을 하고 있을 뿐 국사는 자주(自主)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2. 속국 자주의 형성2-1. 서세동점 (西勢東漸) (77쪽) 교린관계의 구조...17세기 중반 동아시아에 성립한 새로운 질서체계의 존속기간은 조선에서는 조선 후반기, 일본에서는 에도 막부, 중국에서는 청의 시대로 마침맞게 겹친다. 각각의 정권은 19세기 중반까지 거의 안정되었으며...조선과 일본 사이에는 대등한 교린관계가 있었다. 무역을 둘러싼 일상적인 통교는 오로지 쓰시마 번과 조선의 동래부가 담당하고, 정권 차원에서는 조선 통신사가 부정기적으로 일본에 와서 에도막부를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79쪽)...조일의 통교가 실질적으로는 쓰시마 번을 매개로 하고, 또한 조선에서 오는 극히 한정된 일방적인 통행밖에 없..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2) - 오랑캐 夷도 중화中華가 될 수 있다는 세계관의 도래 17세기초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1. 종속관계1-3. 호란 (45쪽) 당시(명 후기, 북방 초원의 몽골과 남방해안에서의 교활한 왜노 倭奴의 위험)의 용어를 사용하자면, '화 華'와 '이 夷'룰 준별하여, 사람과 땅을 나누어 차단하는 것이 명의 이데올로기이며 대외 체제였다. 길고 긴 해안선에 실시한 해금 海禁과 지금도 남아있는 장대한 만리장성은 그러한 분단 分斷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와 행동은 16세기 세계적 규모의 은 유통과 이로 인한 중국 사회경제 활성화는 추세에 역행하여, 시대의 체질에 맞지 않는 것이 되고 있었다.  (47쪽) 명의 북변과 연해,화이 華夷를 분단해야 할 바다와 육지의 경계선에는, 이러한 화..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1) - 교린交隣, 소중화의 주자 이데올로기로 주변국을 멸시하고 달래어...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절판되었다. 하는 수 없이 도서관의 책을 빌려 읽는다. 책이 나온지는 좀 되었지만, 나의 시원찮은 기억력을 핑계삼아 여전히 새롭다고 느끼며 읽어간다. 우선 책의 제목이다. 나로서는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어서인지, 그 기획이 조선인의 기획이 아니라 일본인의 기획으로 오해했다. 자주성이야 차치하고, 조선의 독립에 있어 일본인의 기획이 어떻게 작동하였는지, 혹은 일본인의 기획 아래에서 조선이 어떻게 독립하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 책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제는 世界のなかの日清韓関係史 交隣と属国、自主と独立>이다. 요컨대 그것은 한국과 청 그리고 일본의 관계사에 대한 내용이다...

부동산 계급사회 - 일제 강점기의 결과물 사유재산권 절대주의

부동산 계급사회, 손낙구 지음, 후마니타스, 2008(52쪽) 땅의 소유에 관한 통계 (2007 행자부 토지소유 현황통계)...국토 총면적에 대한 소유 구분별 면적 비율을 보면 30%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70%는 민간이 소유하고있다. ...(53쪽) 더 큰 문제는 민간인이 소유한 땅의 경우 극소수 땅부자들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현재 민간 소유 토지 중 법인이나 문중, 종교 (54쪽) 단체등이 소유한 땅을 제외하고 개인이 소유한 사유지는 남한 땅의 56%를 차지하고 있다...(55쪽) 한마디로 말해 우리나라 27%가 사유지 기준으로 국토의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차지하고 남은 1%의 땅에 33%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루며 살고 있는 셈이다. ..

신호와 소음 - 인쇄술과 인터넷 정보의 과부하 속에서도, 객관적 진리의 양은 상대적으로 일정하다

신호와 소음, 네이트 실버, 이경식 옮김, 더 퀘스트 '들어가며' 중에서 .... 셰익스피어는 키케로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에게 경고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 식대로 사물을 추론한다. 그 사물의 목적을 지워버린다."   키케로의 경고는 새롭게 발견된 풍부한 정보를 붙잡으려는 사람들이 귀담아야 할 좋은 충고이다. 수많은 소음에서 올바른 신호를 가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데이터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우리가 듣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보통 그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리라고 확신한다.는 비록 예언이라는 발상, 곧 숙명주의.점술.미신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발상에 근거하긴 하지만 동시에 좀 더 현대적이며 근본적인 생각, 곧 우리가 테이터 속 신호들에서 편익을 취할 수 있도록 신호를 해석..

필경사 바틀비 - I would prefer not to 선택할 수 없는 자의 선택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공진호 역, 문학동네  나는 초로에 접어들었다....먼저 나로 말하자면 젊어서부터 줄곧 평탄하게 사는 게 최고라는 깊은 확신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다....고백하건대 나는 그 (시적 열의는 별로 없는 저명인사였던 고 존 제이컵 애스터)의 이름을 되풀이해 말하기 좋아한다. 그의 이름을 발음하면 둥그렇게 오므린 입안에서 소리가 회전하는 듯한데, 그것이 마치 금괴를 두드리는 듯한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나의 사무실은 월스트리트 2층에 있었다...그쪽 창밖으로는 높은 벽돌 벽이 훤이 내다보였다.  어느 날 아침, 한 젊은이가 내가 낸 광고를 보고 찾아와 사무실 문턱에 미동도 없이...창백하리만치 말쑥하고, 가련하리만치 점잖고, 구제불능으로 쓸쓸한 그 모습이! 그가 바틀비였다...

일본의 역사, 씨성제 氏姓制 - 근거지나 종사하는 일의 명칭을 따라서

일본의 역사, 연민수 편저, 보고사 중국에서는 280년 위 魏에 대신하여 진 晉 西晉이 전국토를 통일...이윽고 북방민족의 침입에 의해 남으로 쫓겨나 이후 중국의 왕조는 남북으로 나뉘어 흥망성쇠를 거듭하였다. 이를 기회로 동아시아 제민족은 점차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국가 형성에 박차를 가하였다. (31쪽) 5세기말에서 6세기에 걸쳐서 기나이(畿內)를 근거지로 하는 야마토(大和) 정권은... 6세기에 들어서면 신라의 대두가 현저하게 되고 역으로 백제는 수세에 몰리게 돼... 백제는 중국의 남조에 적극적으로 외교활동을 펴는 한편 야마토 정권과도 친교를 맺어 신라의 공세를 견제... 이러한 동아시아의 정치적 긴장 속에서 야마토 정권의 대백제 관계는 깊어지고 백제 문화가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야..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톺아 읽기 (3) - 무지역무득 無智亦無得, 무지증무득 無智證無得

반야심경의 많은 축약이 경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지만, 무지역무득 無智亦無得 이란 구절 역시 그러하다. 단순하게 새기자면, 앎 혹은 지혜도 없고 또한 얻을 것도 없다, 정도이다. (중국식 한자는 知와 智 의 구분이 명확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고 갑골문엔 知보다 智가 먼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智 는 사냥 혹은 전쟁의 기술 쯤에 해당하는 앎이나 지혜이다.) 좀 더 친절하자면, 앎 혹은 지혜가 없으니 얻을 것도 없다로 연결시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 앎은 무엇이며, 무엇에 대한 앎이고,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얻는다는 것인가? (질문을 좀더 해 보자면, 무엇으로/무엇을 통하여 알게되고, 무엇으로/무엇을 통하여 얻게되는가, 이다.) 이 문구의 처음을 따라가 주어를 찾아보면, 是故空中, 즉, 공..

반야바라밀다심경 - 唐 지혜륜 智慧輪 스님 본

*반야심경에는 廣本(大本)과 略本(小本)이 있어 흔히 암송하는 반야심경은 원숭이 오공(悟空:悟字배의 스님이라는 설이 있다. 그보다는 공을 깨쳤다는 게...)을 데리고 오천축국을 다녀온 삼장법사 현장 스님의 약본이다. 결론적으로 인연과 서사敍事가 빠져있어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서는 지혜륜 智慧輪 스님(이 분도 삼장이시다)이 번역한 광본의 반야심경을 옮겨둔다. *불경은 듣기(聞)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쁨으로 연습(學)하고 실천(行)하는 데 의미가 있다. 광본의 처음과 끝은 그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약본의 정종분(正宗分)은 그것을 잘라버린 것으로 불교를 개인적이고 폐쇄적이며 수동적으로 만들 여지가 있다. 般若波羅蜜多心經 唐上都大興善寺三藏沙門智慧輪奉 詔譯 如是我聞。一時薄誐梵。住王舍城鷲峯山中。與大苾蒭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