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222

내 맘대로 읽는 금강경 (0)

부처님의 말씀이 그렇게 어려울 리가 없다. 그분의 생몰 연대가 얼추 BC (이 기준을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지만) 500년 경이고 비슷한 시기에 공자-옛 조선과 오늘에도 여전한 해악을 생각할 때 "님"자를 붙이고 싶지는 않다-라는 사람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님"도 비슷한 시기의 사람들이다. 이런 생몰연대를 언급하는 이유는 당시의 인류의 사상의 수준을 가늠해보고자 함이다. 언어가 현상을 반영할 뿐, 창조하지는 않았을 시절이었을 것이기에. 다시 금강경으로 돌아가면 금강경의 저술 연대는 BC 150년 경으로 부처님 사후 350년-단순히 500년이라 보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다-이후이다. 여시아문, '내가 이렇게 들었다'라고 어린 아이같은 유치한 언술을 첫머리에 두었어도 그 들었던 내용..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톺아 읽기 (1)

觀自在菩薩 行 深 般若波羅蜜多 時 照見 五蘊 皆 空 度 一切苦厄, 舍利子 色 不異 空 空 不異 色 色 卽 是空 空 卽 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受不異 空 空不異 受 想不異 空 空不異想 行不異空 空 不異行 識不異空 空不異識) 舍利子 是 諸法 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是故 空 中 無 色 無 受想行識 空 中 無 眼耳鼻舌身意 無 色聲香味觸法 無 眼界 乃至 無意識界 (無耳界 無鼻界 無舌界 無身界) 無 老死 亦無 老死盡 無 無明 亦無 無明 盡 乃至 無 苦集滅道 無(無明 行 識 名色 六處 觸受 愛 取 有 生 老 死) 盡 無 智 亦 無 得 以 無所得 故 菩提薩埵 依 般若波羅蜜多 故 心 無罣礙 無罣 礙 故 無有恐怖 遠離 - 究竟 顚倒夢想 - 涅槃 三世諸佛 依 般若波羅蜜多 故 得 阿耨多羅三藐三菩提 故 知 般若波羅蜜..

페르낭 부르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1 : 일상사는 반복되면서 구조가 된다.

페르낭 부르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1, 일상생활의 구조, 주경철 옮김, 까치 머릿말 경제학자들의 경우 경제를 하나의 동질적인 실체 one homogeneous reality로 보기 때문에 주변 배경으로부터 경제만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며, 또 수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으므로, 그렇게 추출해낸 경제현상을 측정할 수 있고 또 측정해야 된다고 믿는다......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전산업화 preindustrial 시기의 발전이란 인류 역사를 둘로 갈라 놓는 산업혁명이 도래하기 전까지의, 점진적으로 시장,기업, 자본주의 적 투자라는 합리성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 그러나 다른 한편에 불투명한 영억이 ...시장 밑에 펼쳐져 있다. ...지표면에 자리잡고 있는 이 폭넓은 영역을..

참호에 갇힌 1차세계 대전 - 참호에 처박힌 아군과 적군은 둘 다 가엾은 존재들이었고 그게 사태의 본질이다.

참호에 갇힌 제1차 - 세계대전 트렌치코트에 낭만은 없었다, 존 엘리스, 정병선 역, 마티 1부 땅속의 일상 결국, 독일군은 단지 자신들이 머무러던 곳을 지키기 위해 땅을 팠다. 이 전선을 돌파할 수 없음을 이내 인식한 연합군도 마찬가지로 반영구적인 토루 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최후의 결정적 돌파 작전을 개시하기 위한 출발선 이상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14쪽) (참호는) 그야 말로 진흙바다다. 심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은 응급치료소로 몸을 질질 끌고 가다가 빠져죽는다. 진흙이 가장 혹독한 시련이다. 흙이 들어간 탄약통과 라이플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병사들은 사격을 하려고 총에 오줌을 갈겼다. (63쪽) 다시 말해 사상자의 거의 절반이 참호의 끔찍한 조건에서 직접적으로 기인하는..

열 가지 현묘한 말씀 十玄談 중에서 - 색을 지나쳤으면 다시 색의 자리로 돌아가지 마라!

鷺鷥立雪非同色 해오라기 눈밭에 서있어도 같은 빛이 아니며 明月蘆花不似他 환한 달빛 아래 갈대꽃도 서로 닮고자하지 않는다 당의 선승(禪僧) 동안상찰(同安常察)의 십현담에 실려있는 글귀이다. 나는 임제종풍 제 16장 황룡삼관에서 다시 읽는다. 언어나 관념을 벗어나야 참으로 제대로의 빛을 볼 수 있고 우리가 희다라고 말하는 그 빛은 존재하는 실체가 아닌 것이다. 이 십현담의 시제가 일색과후一色過後 색을 지나친 후 다시 색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어찌 색이 있던 줄을 알겠는가!

'코쿠리코 언덕에서' 읽기 - UW, Bon Voyage....

원제 コクリコ坂から의 영어제목은 From up on poppy hill이다. 개양귀비 꽃 언덕에서 란 제목이다. 개양귀비꽃을 무덤에 바치던 것은 1차 대전 이후의 전사자를 기리는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녀 주인공은 아버지의 영전에 이 개양귀비를 바치는 장면이 곧잘 나온다. 엄밀히 소녀의 아버지는 전몰장병이 아니다. 한국전에서 일본의 수송선으로 물자를 옮기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이 영화가 불편한 첫 번째 이유이다. 나의 관심은 바로 이 그림처럼, 소녀가 아침마다 올리는 깃발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는 셈이다. 유니폼 위스키 (UW) 그것은 Bon Voyage, I wish you a pleasant journey, 이다. 소녀의 사랑, 소년은 응답의 깃발을 매단다...

프랑켄슈타인 연대기 읽기 - Might we not defy God's laws... in order to be reunited with those we love!

The Frankenstein Chronicles, 시즌 1 Ep. 3, 영국 iTV 드라마, 2017 Mrs. Shelley (narration in the novel, Frankenstein) Who shall conceive the horrors of my secret toil, as I dabbled among the unhallowed damps of the grave? I collected bones from charnel-houses, and disturbed, with profane fingers, the tremendous secrets of the human frame. ....... Mr. Marlott: (in the novel, Frankenstein, ) The stitching..

찰스 킨들버거, 대공황의 세계 -

대공황의 세계, 찰스 킨들버거 지음, 박정태 옮김, 굿모닝북스 간혹 책장을 잘못 찾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소위 '투자의 고전'이란 시리즈물에 섞여있다. 우리의 투자자를 과대평가하였거나 혹은 진심에서 투자자의 자기개발을 걱정해서 인지 모르겠다. 여튼 당초 부키라는 출판사에서 박명섭의 번역으로 나온 같은 제목의 책을 박정태의 번역으로 '투자....'시리즈로 묶어 내었다. 사실 주문할 적에는 절판본의 개정판, 같은 번역자인 것으로 알고 주문했더랬다. 주석이 함께하는.....전문연구자의 번역이었길 바랬지만. 나의 작은 소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이 코로나가 창궐하는 - 예전의 마마나 호환에 버금가는 - 시절에 이런 책을 집어든다는 것은 나의 가상한 용기일 지 모른다. 외려 더 닿아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아함경 - 술은 게으름의 원인이며 지혜의 힘이 약해지는 과오가 생긴다

아함경, 돈연 옮김, 민족사 교계 싱갈라 경 탐욕에 이끌려 그릇된 길을 걷는 사람, 노여움에 이끌려 그릇된 길을 걷는 사람, 어리석음에 이끌려 그릇된 길을 걷는 사람, 그리고 겁에 질려 그릇된 길을 걷는 사람은 악을 행하기 쉽다. - 탐진치가 3독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과 더불어 겁(두려움)까지가 악을 행하기 쉽다라는 설명은 내게 처음이다. 게으름의 원인이 되는 술과 같은 것에 빠져 지내는 일은 재산을 잃게 되는 문이다. 아무런 일도 없이 때 아닌 때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재산을 잃게 되는 문이다. 구경거리나 도박 따위에 빠져서, 나쁜 벗과의 교제에 빠져서, 나태함에 빠져서 지내는 일 역시 재산을 잃게 되는 문이다. ... 술은 게으름의 원인이 되는 것이니, 술과 같은 것에 빠져 지내면 다음과 같..

임제종풍, 지소화상 찬, 정석태 역 - 그 당시 그 가르침을 내리신 곳에서 살펴보라

임제종풍, 지소화상 찬, 정석태 역 제1장, 사료간 임제의 문인이던 극부가 또 묻기를 "어떤 것이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지 않은 것입니까?라고 하자,임제선사가 말하기를 "임금은 보전에 오르고, 촌로는 태평가를 부른다오."라고 하였다. (25쪽) 중국인들의 문답법은 괴이롭다. 질문이 있으되 대답은 저만큼 떨어져있다. 아니 오히려 더 뒤통수를 내리치듯 언어의 벽을 건너뛰어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럴리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그러나 이해하기 전에 움직이라는 큰 뜻은 변함이 없다. 정적인 이해에 동적인 묘사의 어법일지도 모른다. 중국인의 문답법은.다시 위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읽어본다. 남원혜옹이 또 묻기를 "어떤 것이 사람과 경계를 모두 없애지 않은 것인가?[ 如何是人境俱不奪]"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