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223

임제종풍, 지소화상 찬, 정석태 역 - 그 당시 그 가르침을 내리신 곳에서 살펴보라

임제종풍, 지소화상 찬, 정석태 역 제1장, 사료간 임제의 문인이던 극부가 또 묻기를 "어떤 것이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지 않은 것입니까?라고 하자,임제선사가 말하기를 "임금은 보전에 오르고, 촌로는 태평가를 부른다오."라고 하였다. (25쪽) 중국인들의 문답법은 괴이롭다. 질문이 있으되 대답은 저만큼 떨어져있다. 아니 오히려 더 뒤통수를 내리치듯 언어의 벽을 건너뛰어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럴리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그러나 이해하기 전에 움직이라는 큰 뜻은 변함이 없다. 정적인 이해에 동적인 묘사의 어법일지도 모른다. 중국인의 문답법은.다시 위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읽어본다. 남원혜옹이 또 묻기를 "어떤 것이 사람과 경계를 모두 없애지 않은 것인가?[ 如何是人境俱不奪]"라고..

아이스퀼로스, 아가멤논, 천병희역 - 불경한 짓은 제 뒤에 그 종족을 닮은 더 많은 자식을 낳는다.

아이스퀼로스, 아가멤논, 천병희역, 숲 출판사 아가멤논 그분(제우스)께서는 고뇌를 통하여 지혜를 얻게 하셨으니, 그분께서 세우신 이 법칙은 언제나 유효하다네. 마음은 언제나 잠 못 이루고 고뇌의 기억으로 괴로워하기에 원치않는 자에게도 분별이 생기는 법, 이는 분명 저 두려운 키..

묵자의 겸애 : 세상을 넘어서지 않고도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兼愛, 非人者 必有以易之 남들을 그르다고 (차별하는 것은) 것은 반드시 그 그름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子墨子曰 兼以易別 선생께서 말씀하시길 (서로 차별하는 것이야 말로 천하에 해악을 끼치는 독이므로) 그 차별을 (차별없는) 낮춤의 사랑으로 대신해야 한다고 하셨다. ..

금강경 한 구절......아닐 비(非)의 해석과 관련하여

금강경을 읽으며 시종 궁금했던 것은, 부처님 당시 혹은 세후 500년 이후의 결집시기에도, 언어의 수준이란 문화나 문명의 수준에 근거한다는 점일진데, 요즈음의 문명언어로 이해할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었다. 한자 아닐 비(非)의 상형은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있는 형상이다. (혹은 새가 날개짓으로 떠나는 형상이다.) '아니다'라는 것은 뜻이 격의된 것으로 보여지고, 종래의 뜻은 떠나다, 여의다, 등지다, 돌아서다 정도일 것이다. 또한 동사(動詞)로 해석해 봄 직하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몸의 형상(身相)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이런 상을 깨닫고, 그 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바로 그것이 여래를 깨닫는 것이다. 필멸의 존재로서 인간형상을 잘 보고, 그 필멸의 허망함..

헤겔, 법철학 서문 - 인식이 마련해 주는 것은 바로 현실과의 더욱 따뜻한 평화이다.

헤겔, 법철학 강요 해설 <서문>, 백훈승 지음, 서광사 TW 7.27 f./[법철학], 53 어슬픈 철학은 신으로부터 멀어지지만 - 물론 인식작용을 진리의 접근으로 보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어슬픈 것이다- 진정한 철학은 신에게로 나아간다는 말이 유명한 말이 되어버린 것처럼 이와 동일한 내..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가아 폰 괴테 -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정신은 튼실해져야 한다는 특성을 지닌 것이니.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가아 폰 괴테, 안인희 옮김, 지식향연 오래전 괴테 하우스에서 찍은.... 1786년 11월 1일, 로마 그렇다 나는 마침내 세계의 수도에 도착했다. ... 나는 젊은 날의 모든 꿈을 생생하게 보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알았던 모든 것이 이제 눈 앞에 있다. 어디를 가든 새..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너희가 신을 닮은 것이 언제가는 두려워지리라.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선배의 책상 머리에 적혀있던 한 구절,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건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이다." 뜻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20대의 나로서는. 때때로 이 구절은 "모든 이론은 잿빛이며 인생의 황금나무는 푸른 빛이다."로 번역되어 있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서도 인용되었다는. 이 구절을 찾을 때까지 파우스트를 읽기로 한다. 오래전, 괴테 하우스에서 메피스토펠레스 : 제가 소소한 진실 하나 말씀 드리지요. 어리석은 작은 세계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흔히 스스로 전체라 여기는데 - 저는 태초에 전체였던 일부의 일부,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이지요. 오만한 빛은 자신을 낳아 준 밤이 오랫동안 지켜온 지위, 공간을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3) - 경직된 보수주의는 혁명을 낳고 현상의 유지는 전쟁을 초래한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12. 국제 분쟁의 사법적 해결 12.1 재판할 수 있는 분쟁과 재판할 수 없는 분쟁 특정 분쟁이 사법적 해결에 "적당한 지"의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은 없다. "분쟁의 사법적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은 그 분쟁의 성격 자체가 아니라 그 분쟁을 사법..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2) - 법에 대한 존경은 그 법을 변경하는 정치적 장치가 법적으로 인정될 때만이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제4부 법과 변경 10. 법의 기초 10.1 국제법의 본질 모든 원시사회의 법이 그렇듯이, 국제법은 관습과 입법이라는 법의 양대 근원 중 전자만 인정할 뿐이다... 이처럼 직접 입법이 국제법에는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일부 국제법 학자들은 ..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1) - 세상을 변경하기에는 철학이란 언제나 너무 늦게 온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권력에 이르는 길과 지식에 이르는 길, 즉 실천의 길과 학문의 길은 서로 가까이 있으며 거의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추상에 안주하는 고질병이 있기 때문에 실천적 문제로부터 과학을 시작하고 현실적 문제로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