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217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너희가 신을 닮은 것이 언제가는 두려워지리라.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선배의 책상 머리에 적혀있던 한 구절,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건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이다." 뜻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20대의 나로서는. 때때로 이 구절은 "모든 이론은 잿빛이며 인생의 황금나무는 푸른 빛이다."로 번역되어 있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서도 인용되었다는. 이 구절을 찾을 때까지 파우스트를 읽기로 한다. 오래전, 괴테 하우스에서 메피스토펠레스 : 제가 소소한 진실 하나 말씀 드리지요. 어리석은 작은 세계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흔히 스스로 전체라 여기는데 - 저는 태초에 전체였던 일부의 일부,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이지요. 오만한 빛은 자신을 낳아 준 밤이 오랫동안 지켜온 지위, 공간을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3) - 경직된 보수주의는 혁명을 낳고 현상의 유지는 전쟁을 초래한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12. 국제 분쟁의 사법적 해결 12.1 재판할 수 있는 분쟁과 재판할 수 없는 분쟁 특정 분쟁이 사법적 해결에 "적당한 지"의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은 없다. "분쟁의 사법적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은 그 분쟁의 성격 자체가 아니라 그 분쟁을 사법..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2) - 법에 대한 존경은 그 법을 변경하는 정치적 장치가 법적으로 인정될 때만이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제4부 법과 변경 10. 법의 기초 10.1 국제법의 본질 모든 원시사회의 법이 그렇듯이, 국제법은 관습과 입법이라는 법의 양대 근원 중 전자만 인정할 뿐이다... 이처럼 직접 입법이 국제법에는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일부 국제법 학자들은 ..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1) - 세상을 변경하기에는 철학이란 언제나 너무 늦게 온다

20년의 위기, EH 카아, 김태현 편역, 녹문당 "권력에 이르는 길과 지식에 이르는 길, 즉 실천의 길과 학문의 길은 서로 가까이 있으며 거의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추상에 안주하는 고질병이 있기 때문에 실천적 문제로부터 과학을 시작하고 현실적 문제로 철학..

헤로도토스, 역사 - 부드러운 땅에서는 전쟁에 강한 남자가 나오지 않는다.

헤로도토스, 역사, 박광순 옮김, 범우사 추천하는 책이야 천병희 교수의 [역사]이겠지만, 남포집에 곧잘 들어오는 책이 아닐뿐더러, 헌책이라 해두어도 가격이 만만찮다. 해서 눈에 띄는 범우사 판을 집어든다. 이래저래 공부하기도 어려운 시절이다. 책값에서 조차. 제1권 이 책은 할리카..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1) - 모든 통치집단은 피지배자의 망각을 요구한다.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마지막 페이지 - 연대기적 순서를 뒤엎는 [독서의 역사] Migel de Unamuno는 어느 소네트에서 시간에 대해 "그대의 근원은 미래에 있노라"라고 노래했다. ...그처럼 나의 독서생활 역시 내가 앞서 읽었던 것들을 뛰어넘으면서 조류를 거스..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0) - 첫 페이지에 멈춘 발걸음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책을 읽다 첫 페이지에서 멈춘다. 이 그림 탓이다. 망구엘은 이렇게 적고 있다. 연인 사이인 Paolo와 francesca. 몸을 잔뜩 웅크리고 나무 밑에 앉아서 자신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시구를 읽고 있다. 파올로는 한 손으로 턱을 어루만지고 ..

하멜 표류기, 헨드릭 하멜 - 일반인은 우상 앞에서 미신을 지키지만 양반은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다

하멜 표류기, 헨드릭 하멜, 김태진 옮김, 서해문집 (1642년 갤리선 켈파르트 호가 발견하여 동인도 회사에 보고했기에 켈파르트 섬이라 불려진 제주도에) 1653년 8월 16일 64명의 선원 중 36명 만이 살아남았다. ..일본인을 만나길 바랐는데... 저녁 무렵 약 100명 정도의 무장한 남자들이 텐트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 곡물식물의 시중을 드는 노동 노예로서의 인간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서수지 옮김, 사람과 나무사이 홍차의 세계사 (이소부치 다케시)였던가, 대단히 실망한 적이 있고 또 이런 류의 책의 한계 때문에 적잖이 망설였다. 그러나 익숙치 않은 분야이고 또 심심풀이 삼이 읽을 만할 것으로 생각되어 집어들었다.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2) - 오류를 범한 가능성에 있어 시대가 개인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서병훈 옮김, 책세상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 여론을 빌려 자유를 구속한다면 그것은 여론에 반해 자유를 구속하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 보다 더 나쁜 것이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If all mankind minus one were of one opinion, and only one person were of the contrary opinion, mankind would be no more justified in silencing that one person, 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