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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낭 부르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1 : 일상사는 반복되면서 구조가 된다.

페르낭 부르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1, 일상생활의 구조, 주경철 옮김, 까치 머릿말 경제학자들의 경우 경제를 하나의 동질적인 실체 one homogeneous reality로 보기 때문에 주변 배경으로부터 경제만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며, 또 수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으므로, 그렇게 추출해낸 경제현상을 측정할 수 있고 또 측정해야 된다고 믿는다......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전산업화 preindustrial 시기의 발전이란 인류 역사를 둘로 갈라 놓는 산업혁명이 도래하기 전까지의, 점진적으로 시장,기업, 자본주의 적 투자라는 합리성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 그러나 다른 한편에 불투명한 영억이 ...시장 밑에 펼쳐져 있다. ...지표면에 자리잡고 있는 이 폭넓은 영역을..

방글라데시 단상 3 - 이발소 풍경

늘 그렇지만 나는 저 거리의 이발소에서 걸음을 멈춘다. 차장 밖으로 지나치는 저 풍경은 삶이 굴곡진 시절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0년 방글라데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올해 국민 소득은 반타작일 것이라는 것이 대략일터인데, 전년도 발표까지는 1970달러에 경제성장률은 2018년 기준으로 7.65%이다. 저 잔혹하고 엄혹했던 독재의 시절을 건너온 이라면 알겠지만, 집집이 자가용을 약속하던 그 때의 경제성장률에 가깝다. (놀랍게도 그 독재자의 집권전에도 연 평균 4%의 경제성장률을 우리가 기록했다는 사실은 기억할 만하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는 이 같은 풍경이 그려진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확대와 거품을 통해 외국자본으로 전환시켜 부를 빼돌리는 세력이 있는가하면, (한국도 그 점에서는 예외가 아닐 것이다..

방글라데시 단상-2-살인적이라는 의미는 필요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

여기 최저임금이 약 8000 타카, 우리돈 12만원이다. 경제성장률은 7% 이상 기록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은 약 5~6% 수준이다. 2018년과 비교하여 이 최저임금은 2019년에 50% 높게 결정된 것이라 한다. 물론 노동자의 요구는 1만6천타가, 21만원 선이다. 이같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방글라데시의 봉제산업이 국제적 분업이란 아름다운 포장 뒤에 국가 수출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어제 식기류 (냄비2, 팬 2, 웤 2, 칼 4, 기타 주방용품 몇 가지)를 사는데 약 3만 타카를 지출하였다. 간단한 4인 구성의 한국식료품 (건어물류)를 사는데 다시 3만 타카를 지출하였다. 최저임금의 7배 이상의 지출이다. 아, 전기 밥솥을 빼먹었다. 그 역시 1만 3천 타카를 주었다. 살인적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를 ..

방글라데시 단상 -1- 배고픔에 찌들면 꿈을 꾸지 못한다

한 나라의 가난이 어디에서 연유하는가를 살펴보기에는 나의 시각이 편협할 수 있겠지만, 방글라데시의 가난을 두고 하는 얘기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인프라를 초과하는 인구의 과밀, 불공정한 관료와 정치체제, 국제적 수탈구조, 반복되는 자연재해 등이다. 이미 자본의 욕망에 잠겨버린 사람들은 자동차나 릭샤(力車)를 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숫자가 도로나 인프라의 허용을 초과한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하기야 어딘들 그런 재앙이 없으랴만, 바로 그런 재앙을 방글라데시에서 본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런 서민적 ? 욕망 이전에 - 양반계급이나 권력의 자기 재생산의 기반을 위해 - 인프라가 가외 효과로 구축되긴 하였지만. 한국의 성장 동력이 다했다라는 나의 판단은 여기 방글라데시를 쳐다보면서 더욱 또렷해진다...

참호에 갇힌 1차세계 대전 - 참호에 처박힌 아군과 적군은 둘 다 가엾은 존재들이었고 그게 사태의 본질이다.

참호에 갇힌 제1차 - 세계대전 트렌치코트에 낭만은 없었다, 존 엘리스, 정병선 역, 마티 1부 땅속의 일상 결국, 독일군은 단지 자신들이 머무러던 곳을 지키기 위해 땅을 팠다. 이 전선을 돌파할 수 없음을 이내 인식한 연합군도 마찬가지로 반영구적인 토루 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최후의 결정적 돌파 작전을 개시하기 위한 출발선 이상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14쪽) (참호는) 그야 말로 진흙바다다. 심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은 응급치료소로 몸을 질질 끌고 가다가 빠져죽는다. 진흙이 가장 혹독한 시련이다. 흙이 들어간 탄약통과 라이플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병사들은 사격을 하려고 총에 오줌을 갈겼다. (63쪽) 다시 말해 사상자의 거의 절반이 참호의 끔찍한 조건에서 직접적으로 기인하는..

나의 스토브 이야기 38 - Vapalux 320

이베이를 들락날락 하다가 결국 이 놈을 들였다. 베이퍼럭스 320 모델이다. 나름 단순한 구조와 연료탱크의 곡선미로 소위 좀 쳐주는 물건이다. 코로나 탓인가? 국내 중고거래시장에서 가격대가 조금 높게 형성되어 결국 이베이에서 들이게 되었다. 베이퍼럭스 320의 역사는 이렇다. Bialaddin이란 회사에서 305 모델을 영국군에 납품한 바 있고 (당연 국방색으로, 나의 310 모델 보다 예전 모델이다.) 1946부터 시작된 W&B와 Aladdin Industry와의 협업으로 Bialaddin 상표로 계속된 관계는 1966년 W&B사가 알라딘에서 분리되면서 Vapalux M1 모델로 된다. 이후 비알라딘 320 모델은 민수용으로만 제작되었으며, 탱크의 색상은 실버 색상이다. (Silver와 Civvy는 유..

자연의 속도 시속 1km - 나의 만화시대

초등학교 5학년이던가 그맘때에는 바벨2세에 푹 빠져있었다. '새소년'인가하는 어린이 잡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친구의 것이었다. (반에 한 둘 정도가 어깨동무와 새소년을 정기구독하는 정도였다.) 일본 만화라는 것을 알 리 없던 시골아닌 시골이었다. 이상하리만치 요미는 차라리 부하들과의 연대와 인간성을 지녔고, 바벨은 비인간적이고 냉정하게 부하를 소모시키듯한 느낌만은 지울 수 없었다. 그후..... 1986년의 교정은 졸업과 취업이라는 긴장의 시간과 짭새라 불리웠던 사복체포조의 경찰?들이 물러난 알 수 없는 자유의 공간이 묘하게 섞여있던 시기였다. 학과 건물 뒤편의 잔디밭에서 나는 친구로부터 한 권의 만화책 뭉치를 넘겨받았다. '백지'라는 제목의 공모전 수상작이 실렸던 만화광장이 그것이다. 흡사 카메라..

열 가지 현묘한 말씀 十玄談 중에서 - 색을 지나쳤으면 다시 색의 자리로 돌아가지 마라!

鷺鷥立雪非同色 해오라기 눈밭에 서있어도 같은 빛이 아니며 明月蘆花不似他 환한 달빛 아래 갈대꽃도 서로 닮고자하지 않는다 당의 선승(禪僧) 동안상찰(同安常察)의 십현담에 실려있는 글귀이다. 나는 임제종풍 제 16장 황룡삼관에서 다시 읽는다. 언어나 관념을 벗어나야 참으로 제대로의 빛을 볼 수 있고 우리가 희다라고 말하는 그 빛은 존재하는 실체가 아닌 것이다. 이 십현담의 시제가 일색과후一色過後 색을 지나친 후 다시 색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어찌 색이 있던 줄을 알겠는가!

나의 스토브 이야기 37 Optimus Nova+

옵티머스의 휘발유 버너 3종 중 마지막으로 Nova +를 들였다. 옵티머스가 Katadyn사인가에 팔리고 생산공장을 아시아로 옮겨 생산한 제품으로 보인다. Nova + 스웨덴 산이 있다고들 하나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다만 2010년 즈음에 시리얼 넘버가 QA로 시작하는 중국산의 일부제품군 (깜장색 QA000011 and QA007313)에서 오링의 문제와 연료 이송관의 문제로 리콜이 있었다고 들었다. (오링이야 바이톤 계열 고무오링으로 갈면 간단하지만 연료 이송관의 문제는 사용자의 유지 정비의 수준을 넘는다.) 다행이 내가 들인 제품은 시리얼은 SNNP로 시작하고 연료펌프의 연료차단 휠이 검정색이다. (녹색 일부 제품은 리콜된 적이 있다.) 그후로 공장을 다시 대만으로 옮겼다고 하나 대륙 제품에 대한 불..

나의 스토브 이야기 36 - SVEA123 전설을 들이다

SVEA123 스웨덴산을 들였다. 소위 전설의 빠나, 1954년 출시 이후 거의 변화 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몇 차례의 키체인 변화와 청소침 등의 변화는 있었다지만 간결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초창기의 그대로이다. 지금은 123R 모델로 대만산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번에 들인 SVEA123는 연료 조절 축이 하향인 모델로 초중기 모델에 들어갈 것이다. 불 조절 축이 하향이란 얘기는 청소 침이 없다는 얘기와 상통한다. 일부 초기 모델에서는 바람막이에 SVEA 각인이 선명한 모양이다. 이 모델의 바람막이에는 아무런 각인이 없다. 대신 연료통에는 Made in Sweden이라고 찍혀있다. 대만산의 경우 그냥 Sweden 이라고만 찍혀있어 대조를 이룬다. 1954년 초기형의 불조절 손잡이의 모양과 비교하면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