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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면천 영탑사 - 금동 비로자나 삼존불

면천 영탑사를 찾습니다. 남도에 태풍이 온다는데 바람은 잦아들어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절집의 고요가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인 듯 합니다. 우선 영탑부터 찾아봅니다.절집 마당에 5층으로 있던 탑을 탑신만 유리광전 뒷 석산의 바웃돌 위에 2층을 더하여 7층으로 앉힌 것이라고 합니다.제가 보기에는 어느 눈 밝은 스님께서 반야용선의 탑신으로 우뚝하니 옮겨두신 듯 합니다. 영탑의 바로 아래에는 유리광전이 있습니다.약사불을 모신 당우입니다. 애초에 저 약사마애불이 먼저 조성되고 뒤에 당우로 덮어둔 형상입니다. 면천 沔川의 면자는 물찰랑일 면이라고 스님께서는 설명하십니다. 실제로는 물이 부족한 지역이라 그런 글자로 마을 이름을 삼았다고 합니다.결국은 중생의 삶이 고달프고 병마에 시달리는 지역이라, 약사불을 조성했..

젊은 베르터의 고뇌, 괴테 : 그후로도 해와 달과 별은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젊은 베르터의 고뇌, 괴테, 임홍배 옮김, 창비 1부 1771년 5월26일 오로지 자연만이 무한히 풍요로우며, 오로지 자연만이 위대한 예술가를 만드는 법이다. 규칙의 장점을 높이 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예컨대 시민사회를 예찬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가질 뿐이다. 규칙에 따라 자신을 도야하는 사람은 몰취미하거나 조악한 것은 결코 만들어내지 않을 테지만, 그것은 법규와 예의 범절에 맞게 처신하는 사람이 결코 참을 수 없는 이웃이나 불한당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일 뿐이다. 그 반면 어떤 규칙이든 간에 모든 규칙은 진정한 자연감정과 자연의 참된 표현을 파괴하는 법이다! ... 아아, 나의 벗들이여, 과연 어째서 천재의 격류 는 좀처럼 콸콸 흘러 넘치지 못하고, 홍수처럼 도도히 밀려와서 경탄하는 그대들의 ..

노년에 관하여 - 키케로 : 삶을 떠날 때 여인숙을 떠나는 듯한 느낌으로 영혼이 더 나은 곳으로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키케로, 천병희 역 70절 이를테면 배우는 관객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막마다 등장할 필요는 없고, 어느 막에 등장하든 거기서 박수갈채를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네.... 주어진 수명이 짧다해도 훌륭하고 명예롭게 살기에는 충분히 길기 때문일세. ...봄은 청춘..

고양이 대학살 - 로버터 단턴 :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낯선 일이었다

고양이대학살, 로버터 단턴, 문학과 지성사 1장 농부들은 이야기한다 : 마더 구스 이야기의 의미 계몽사상의 시대에 계몽되지 못했던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되찾을 수 없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22쪽) [빨강모자소녀]를 위시한 이야기들이 자체의 역사가 없는 것처럼 읽고 있다....그는..

나의 만년필 그라프 폰 파버 카스텔 Graf von Faber Castell Tamitio

파버 카스텔에서 만든 비교적 저가의 만년필이다. 마데인 제르마니라고 적어두었다. 그 위에는 수제 Handmade라고 친절히 설명해 준다. 비슷해 보이는 외형의 금촉은 가격대가 조금 높다. Visconti의 사마귀 배같은 클립도 그렇고, Aurora의 물방울 클립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라프 폰의 캡 ..

구두장이의 축일, 토머스 데커 - 사랑이 많은 곳에 모든 불화도 끝난다

구두장이의 축일, 토머스 데커, 이미영 옮김, 영국도시희극선 Thomas Dekker, The Shoemaker's Holiday, <The Roaring Girl and Other City Comedies> (1장) 퍼크 : 라프, 여기 2펜스 세 개가 있어. 두 개는 프랑스로 가져가고, 한 개는 우리 헤어질 때 목이나 축이자고. 슬픔은 목마른 법이거든. 라프 : 자, 얌전..

나의 만년필 Visconti van Gogh 반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Starry Night

무언가 시원찮아 제 집을 한 번 다녀왔다. 말레이시아 KL을 거쳐 이탈리아 어딘가를 다녀왔으니 나보다 난 놈이긴 하다. (사실인즉 피렌체에 본사가 있다. 주소를 물어물어 보냈다.) 펜촉은 다듬어졌지만 펜 캡의 자석닫힘은 조금 부족해졌다. Vincent van Gogh는 그이의 그림을 떠나 좋아하는 문제적 인간이다. 그에게 헌정된 이 만년필은 그이의 그림 중 한 편인 의 모티프를 취했다. 밤에 이 놈을 꺼내들면 느낌이 늘 새롭다. 황금촉과 달리 약간 거친 느낌이긴 하다. 예전 필경하던 느낌도 조금. 만년필로 써보는 Chaucer의 The Canterberry Tales는 가끔 미드 같은 곳에서 암송되는 구절이다. 압운을 따라 읽는 맛이 깔끔하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따라가기는 힘들다. 모국어가 아니란 건 ..